
2016년 11월 8일 세계는 충격에 휩쌓이게 됩니다
그 이유는 바로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었습니다.
트럼프가 당선된 것은 차치하더라도
많은 언론이 힐러리클린턴의 압승을 예상했었던 것과 정 반대의 결과가 나왔기에 그 충격은 더 컸습니다.
그리고 사실 힐러리의 승리를 예측했던 주요 언론들의 생각은 꽤나 타당했습니다. 단 한가지 변수를 제외하고요

그건 바로 펜실베니아, 위스콘신, 미시간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전통 공업지대, 러스트벨트가 힐러리가 아닌 트럼프를 지지한 것이었습니다.
러스트벨트는 공업도시이기에 상대적으로 친 노동자적인 민주당의 텃밭이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실제 이 지역은 블루월 즉 파란 벽이라고도 불리는데요 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색에서 파생된 용어입니다.
하지만 러스트벨트는 16년도에는 클린턴이 아닌 트럼프를 지지함으로써 트럼프의 당선이라는 대이변을 만들어내는데 일조합니다.
그리고 24년 현재에도 미국 대선의 승패는 러스트벨트에서 결정된다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주류언론들은 펜실베니아,미시간,위스콘신 이 세지역의 지지율을 가지고 미국 대선의 결과를 예측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미국의 대통령을 뽑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변수로 떠오른 러스트벨트의 과거와 현재를 이해한다면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제조업은 그 어떠한 산업보다도 까다로운 산업입니다.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원자재가 필요하고 공장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다량의 수자원과 에너지원이 필요합니다.
또 제품을 만들기만 했다고 끝이 아닙니다. 제품을 만들고 나서는 그 제품을 운송할 수 있어야만합니다.
그러한 점에서 미국 북부지역은 이러한 까다로운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고 남을 정도로 제조업에 적합한 땅이었습니다
.
다양한 원자재가 애팔란치아 산맥에 매장돼있었고 미시시피강과 북부의 오대호는 제품의 운송을 용이하게 했습니다.
특히 오대호 부근에는 대량의 철광석이 매장돼있었는데

철광석은 중공업 산업의 핵심기반인 제철산업에 가장 중요한 원자재입니다
또한 미국 북부는 석탄과 석유가 풍부하게 매장돼있어 공장을 가동하는데 필요한 에너지원도 충분했습니다.
미국 북부는 신이 제조업 그 중에서도 중공업 산업을 위해 만든 땅같아보일정도입니다.

실제 많은 미국의 제조업 기업들은 러스트벨트를 거점으로 삼았거나 삼고있습니다.
헨리포드의 포드자동차는 미시간의 디어본, 앤드류카네기의 US스틸은 펜실베니아, 록펠러의 스탠다드오일은 클리블랜드를 거점으로 성장한 회사입니다.
제조업은 양질의 일자리를 대량으로 만들 수 있는 일자리입니다.

중산층 제조기라고봐도 무방할 정도로요
당연히 50년대 60년대 미국의 제조업 종사자들은 아주 여유로운 삶을 누렸습니다.
트럼프는 MAKE AMERICA GREAT AGIAN 즉 MAGA로 불리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선거운동을 펼쳤는데
트럼프가 다시 만들어야한다고 말하는 위대한 미국이 바로 이때입니다.
하지만 러스트 즉 녹슬고 쇠락했다는 비극적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러스트벨트는 몰락한 공업지대입니다.
나사가 삐걱거리기 시작한 것은 70년대였습니다.

70년대부터 일본,독일,한국,대만 등과 같은 신흥 제조강국들의 제품이 미국에 대대적으로 수입이 되며 미국 제조업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된 것이 큰 이유였습니다.
오일쇼크로 인해 발생한 고유가 시대에 연비가 좋은 일본의 자동차가 미국을 공습했던 것이 가장 큰 사례입니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는 전반적인 미국 제조업의 침체를 야기합니다
또한 미국은 이 시기 물가를 잡기 위해 고금리 정책을 펼쳤는데 이로 인해 발생한 달러의 고평가는 미국의 무역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90년대부터 시작된 본격적인 세계화는 이러한 흐름에 쐐기를 밖았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중국의 WTO가입입니다.
실제로 미국은 현재 세계에서 중국산 제품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입니다.

외부에서 발생한 문제 뿐만 아니라 미국의 중공업은 국내에서도 도전에 쳐하게됩니다.
미국의 정치인 대표적으로 로널드 레이건과 같은 정치인들은 중공업이 생산성이 떨어지는 산업이라고 생각했고 이후 많은 미국의 정치인들 또한
미국의 산업을 전자산업과 같은 고부가가치 제조업 및 금융,IT와 같은 서비스업으로 재편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 이러한 정책에 가장 큰 수혜를 본 것이 캘리포니아의 실리콘밸리 그리고 동부의 뉴욕입니다. 반대로 중공업단지였던 러스트밸트는 구시대의 유물로 찬밥신세를 면치못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판단을 바탕으로 미국은 아직도 중공업이 경제의 핵심인 유럽이나 일본과 같은 나라들을 아득히 뛰어넘는 경제 성장을 이루어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IT와 금융은 중공업만큼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단지 IT나 금융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을 만들기 때문에 생산량이 많아졌을 뿐입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가지 못한 다수는 오히려 과거보다 빈곤해지는 아이러니가 현재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미국 경제의 변화는 미국이라는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었을 수는 있지만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 많은 미국인들이 빈곤상태에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한 때 미국 자동차의 핵심거점이었던 디트로이트는 완전히 슬럼화되버렸습니다. 에미넴이 출연한 8마일의 배경이 바로 디트로이트입니다.
늠름했던 자신의 아버지 시대의 영광을 더이상 꿈꿀 수 없게된 많은 미국인 특히나 소외된 백인들은 분노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분노를 가장 잘 활용한 것이 도널드 트럼프였습니다.
트럼프의 모든 정책은 결국 이들을 타겟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트럼프의 반이민정책을 예시로 들면
공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는 필연적으로 자기보다 더 적은 임금을 받고 일해주는 노동자를 미워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자기의 가치를 떨어트리는 존재니까요
그리고 대다수의 외국인 노동자들은 상대적으로 절박한 상황이기에 일반적인 노동자들보다 더 적은 임금을 받고 일합니다.
당연히 이들은 원래 자리잡고 있던 노동자들의 적대감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트럼프는 이 감정을 활용하기위해 대대적인 반이민정책을 발표합니다.
미국의 대중무역 관세, 리쇼어링 정책같은 것들도 결국 이들을 위한 것입니다.
반대로 클린턴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읽지 못했습니다.
트럼프의 지지자들을 단순히 백인우월주의자로 몰아붙이며 이들의 고민을 들어볼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또 전통적으로 노조의 힘이 강했던 북부지대를 여전히 자신의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생각해버리는 오판을 내렸습니다.
노조는 최소한 공장이 있어야 존재할 수 있는데 그곳에는 공장자체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공장을 다시 가져오겠다는 트럼프를 지지했고 우리가 본 이변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사실 이는 힐러리클린턴이 가지고 있었던 태생적인 한계였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전통적인 중공업이 아니라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 그리고 세계화를 통해
미국의 경제를 사회를 재편해야한다고 주장한 것은 미국의 여야를 막론한
핵심 아이디어였습니다. 레이건의 , 빌클린턴, 부시, 버락 오바마 모두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엘리트들이었습니다.
심지어 엘리트가 아니더라도 이들의 개념이 마치 생각의 모범처럼 변한 시대에
트럼프의 생각은 너무 특이하고 촌스럽게 보였습니다.
하지만 소리없이 소외된 다수는 그러한 생각을 지지하고 있었습니다.
단지 그러한 사실을 제대로 모르고 있던 엘리트들만이 트럼프가 괴짜라고 오해한 것일 뿐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의 황당한 주장에 동조한 것이 아니라 애당초 트럼프가 그들의 분노를 캐치하고 정책을 만들었던 것을 엘리트들은 몰랐던 것입니다.
그리고 20년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바이든은 이러한 힐러리의 실패를 교훈 삼아 선거전략을 세웠습니다.
북부의 영향력있는 노조단체를 만나며 다시한번 지지세를 다졌고 전통적인 제조업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약속했습니다.
또한 바이든은 결코 자신의 엘리트적 요소를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실제 바이든이 흔히 말하는 엘리트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기도 했지만 바이든은 의도적으로 자신이 얼마나 서민적인지를 어필하고는 했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유효했습니다. 물론 트럼프의 코로나시기 실책이 겹치기도 했지만
바이든은 클린턴이 했던 실수로부터 배웠고 다시한번 러스트벨트의 지지를 이끌어내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당선이 되고 나서도 미국의 제조업을 살리기 위한 과감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트럼프 못지 않게 중국을 압박했고, 동맹국들을 압박해 많은 제조업 일자리를 미국에 유치했습니다.
단순히 소외된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투정으로 여겼던 힐러리의 접근법에서 벗어나
선거에 승리하기 위한 현실적인 솔루션을 고안해낸 것입니다.
실제 이러한 전략은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의 철강기업인 일본제철이 미국의US스틸을 인수하려는 시도를 진행했습니다.
한 때 세계 최대의 철강기업이었던 미국의 US스틸은 현재 철강산업에서 그 존재감이 매우 미미합니다.
말그대로 이름값만 남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미국 정부 당국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반대했습니다.
이를두고 WSJ은 가장 멍청한 경제적인 선택 (the Dumbest Economic Idea)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바이든행정부는 경제적인 이유가 아니라 단지 정치적인 이유로 이 선택을 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트럼프를 막기 위해서 러스트벨트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지금
러스트벨트의 유권자들의 정서를 건드릴 수 있는 일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미국 제조업의 붕괴에 일조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허용하는 것은
러스트벨트의 유권자들의 감성을 건드리기 가장 좋은 소재입니다.
설령 US스틸이 일본제철에 인수되는 것이 US스틸 더 나아가 미국에 도움이 되는 일일지라도
결국 선거를 통해 지도자가 선출되는 민주주의체제에서는 정치인들은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게 얼마나 타당한지는 당선이 된 이후의 문제입니다.
민주당뿐만 아니라 공화당도 러스트벨트 사람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그의 러닝메이트로 JD밴스라는 인물을 영입했습니다.
밴스는 "힐빌리의 노래"라는 책의 저자로 유명합니다.
힐빌리의 노래는 황폐화된 러스트벨트출신이 성공한 사업가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밴스의 자서전입니다.
밴스는 책에서 러스트밸트의 실상을 담담하게 써내려갑니다. 또 러스트밸트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트럼프가 이러한 밴스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것은 결국 러스트벨트 지역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기 위한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결국 정치인들은 표를 얻기위한 대결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현재 미국 정가가 가장 주목하는 집단은 러스트벨트의 사람들입니다.
결국 미국은 이들의 목소리대로 움직이게 될 확률이 큽니다.
만약 미국 대선의 향방을 알고 싶다면 러스트벨트를 주목하세요